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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아프리카 발주처들 군살빼기중, 철저한 클레임 관리를 통해 수익성 확보해야

'리스크 관리가 수익성 확보의 관건’, ‘해외공사의 성공여부는 클레임 관리에 있다’라는 말이 일상화 되었다. 특히 우리의 전통적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 지역은 수주가 많았던 만큼 분쟁 거리도 많다. 건설 전문 변호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 졌다 할 수 있다. 2010년 두바이에 진출하여 활동해 오다 최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특화된 건설 전문 로펌(MEA Law Firm)을 설립한 김현종 대표 변호사를 만나 현지 상황과 우리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2차례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MEA Law Firm 김현종 대표 변호사

Q. MEA. 생소한 이름인데 국내 건설기업을 상대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이라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업무를 하는 곳인지 먼저 회사 소개를 좀 해 주시죠.

A. 한국 건설기업들이 전 세계를 누비고 있고 북미, 유럽, 아시아 등에서는 현지화된 한국 로펌들도 다수 있습니다만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현지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은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중동 아프리카 법률시장을 선점한다는 의미에서 Middle East & Africa Law Firm으로 로펌의 이름을 정했습니다. 서울과 두바이에 사무소를 두고, 중동 아프리카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 특히 한국 건설업체에 현지 법률 자문 및 소송관리 자문을 제공하고, 중동 아프리카의 외국 기업들이 한국으로 투자하는 경우에 한국법 자문 및 소송을 대리하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특화된 최초의 중동 아프리카 전문(Boutique) 한국 로펌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Q. 국내 대기업의 중동 아프리카 법무팀장과 두바이 주재 한국 로펌 근무를 거쳐 한국과 중동 현지에 직접 로펌을 설립하셨는데, 법률 전문가로서 다른 길도 많았을 텐데 중동 아프리카 지역을 선택하신 이유가 특별히 있다면요?

A. 저는 사법연수원 시절 LG 전자 중동 아프리카 지역본부가 있는 두바이에서 실무수습을 하며 일찌감치 중동지역에 발을 디뎠고, 법무법인 태평양에 합류하기 전 5년간 LG전자의 중동 아프리카 초대 법무팀장으로 활약하면서 한국 기업을 위한 전문 로펌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중동 아프리카 현지 사내변호사와 한국 메이저 로펌의 두바이 사무소 근무 경험을 살려 중동 아프리카 현지에서 국내외 건설 기업을 상대로 자문을 제공하는 것은 한국 기업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며, 포화된 한국 법률 시장을 벗어나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차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Q. 중동은 우리 기업들이 1973년 처음 진출하여 지금까지 전체 해외건설 수주의 50%가 넘는 4,200억 불을 수주할 정도로 우리 기업들이 강세를 보여 온 시장입니다. 그런데 2014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로 인해 발주가 줄고 있다는데, 실제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두바이 디폴트와 기업 파산 등이 잇따랐던 2000년대 말 경제위기 때와 비교가 가능할지요?

A. 저유가로 인해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건설 및 플랜트 시장은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신규 사업이 대폭 준 것도 문제이지만,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한계에 봉착한 것은 아닌가 하는 분석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셰일 가스의 개발로 인해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하는 중동 아프리카 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GCC(Gulf Cooperation Council)를 중심으로 하는 산유국들은 정부 지출을 축소하고, 건설 플랜트 쪽으로 쏟아붓던 자금을 M&A를 통한 지속가능한 사업에 투자하는 쪽으로 선회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사우디 PIF(Pubic Investment Fund) 및 아람코의 투자 현황, 아부다비투자청(ADIA) 및 두바이투자청(ICD)의 투자양태가 변화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카타르의 정치 불안이 건설플랜트 사업의 활발한 발주를 막고 있으며, 이란을 통한 건설플랜트 시장의 호황에 대한 기대는 트럼프 정권의 출범으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2000년대 말 경제위기와는 분명히 다르라고 생각합니다. 한계기업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지만, 여전히 호재는 남아 있습니다. 이란 시장은 친미 국가를 제외하고는 이미 개발을 시작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Framework Agreement를 통해 최소한 건설플랜트 시장에서만큼은 숨 쉴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사우디의 정치개혁이 어떠한 효과를 가져올지 아직 미지수이기는 하나 최근에 진행된 주요 왕족들에 대한 체포 및 구금을 통해 경제 개발을 위한 최소한의 자금을 확보했다는 소문이 있고, 이 자금이 사우디의 변화를 위한 투자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아프리카 시장에 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도 많고 (수출입은행의 EDFC를 비롯한) 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를 이용한 아프리카 개발은 여전히 한국 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라크 지역의 ISIS 사태가 정리되어 가고 있고, 리비아 및 시리아 내전도 종결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발 빠른 기업들은 전후복구 사업을 위한 준비를 위해 현지 시장조사를 시작하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이 귀띔해 주고 있습니다.

Q. 발주가 축소된 데다 중국이나 유럽 업체들에 비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밀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어요. 현지에서 체감하시는 한국 기업들의 현실은 어떤가요?

A. 1960년대부터 해외건설산업으로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한국인 특유의 ‘성실성’과 ‘집념’으로 수많은 공사를 수주해 왔고, 해외에서의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기술력 측면에서는 유럽 등 선진국에 밀리고, 가격 측면에서는 인도, 중국, 터키 등 신흥강자들에게 밀리고 있습니다(샌드위치 현상). 최근에는 중국, 인도, 일본 등의 값싼 이자율의 정책자금을 무기로 한 금융자금 기반 프로젝트 방식(EPC + Financing)이 한국 기업들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저가 수주의 후유증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었고, 저유가 기조가 확실해진 2014년부터는 발주자들이 공기를 의도적으로 연장하거나 설계변경 등을 요구하며 공사대금의 지급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하는 중동 아프리카 국가의 정부 혹은 국영기업이 신규 발주를 연기 내지 대폭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한국 해외건설 기업들의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플랜트건설 시장에서 한국의 건설 및 중공업 회사들이 경쟁력을 예전처럼 회복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이러한 한계에 봉착한 한국 건설회사들은 IPP 사업의 지분참여 등을 통해 Developer로 전환을 모색하는 등 탈출구를 찾고 있으나, 그 지분 참여도 자신들이 프로젝트의 EPC 계약자가 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것이고, 참여지분도 5~15% 정도이어서 본격적인 Developer로 변신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중동이나 중국, 인도, 터키 등의 여러 국가들에서 신흥 Developer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도 한국전력과 그 자회사들 그리고 한국수력원자력 및 수자원공사 등의 공기업들과 상사 및 에너지 기업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스를 수반하는 해외개발사업에 주도적으로 출자하여 국제적인 Developer로서 이미 상당한 실적을 쌓아 오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한국 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최근의 샌드위치 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이 향후 수주전에서 좋은 기회를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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