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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①페르시아제국의 후예 이란, 법률시장 블루오션 급부상

건설·정유·플랜트산업 '붐'…한국로펌들 전문팀 꾸려 '러시' 법무법인 광장·율촌·지평·태평양·화우 등 전방위 공세 나서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페르시아제국의 후예 이란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1월16일 경제제재 빗장이 7년만에 풀리면서 전 세계 경제불황의 돌파구로 지목되고 있다. 이란이 잃어버린 7년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건설, 정유, 금융, 각종 제조업 등 엄청난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목표로 이미 현대, 포스코, SK네트웍스, 대림, GS글로벌 등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진입을 마쳤거나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 로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만큼 법률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1차 제재가 살아있어 미국은 아직 진입하지 못하고 있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이란 시장 선점에 먼저 나선 로펌들과의 경쟁도 치열하다. ‘마지막 기회의 땅’, 이란으로 쇄도하고 있는 한국 주요 로펌들을 소개한다.

지난 5월1일 이란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현지시간) 사드아바드 좀후리궁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구 8000만, 면적 한국의 7.5배,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나라이다. 중동 지역에서 내수규모만 2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와도 관계가 친밀하다.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의 중심지였으며, 핵제재 전인 2011년만 해도 우리와의 교역규모만 174억3000만 달러에 달했다. 핵제재 동참 이후 교역규모는 절반 이하인 61억2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하지만 핵제재 해제 움직임이 일면서 우리나라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7월 이란을 중점지원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이란종합진출전략을 수립했다. 지난 5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국빈 방문하면서 52조원 규모의 수주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민간 기업과 함께 무역보험공사, 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들도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대형 로펌들도 앞다퉈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한 이란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이란 투자와 기업진출에 대한 로펌들의 세미나가 급증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가장 적극적으로 공세를 펴고 있는 로펌으로는 법무법인 광장과 김앤장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율촌, 지평, 태평양, 화우(가나다순) 등이다.

광장, 이란인 변호사 고문으로 영입

광장은 별도의 이란팀을 꾸려 국내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내 로펌 중 하나다. 특히 최근 이란인 변호사를 고문으로 영입해 주목된다. 이란 제재 해제 이후 의료사업과 관련, 이란 내에서 최초로 합작투자법인 설립 건을 자문했으며 가스발전소, 태양광 발전소, 제철소, 해운·항만 개발, 공공주택건설 공사 등 다양한 이란 내 사업을 위한 자문을 제공 중이다. 올해 6월에는 이란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주요 국내 건설회사 및 공기업들을 각각 개별적으로 초빙해 ‘대이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법체계 및 주요 법적 고려사항’을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김동은(52·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를 팀장으로, 국내 실무를 총괄하는 이재훈(42·31기) 변호사, 이란 내 Korea Desk를 담당하는 장용재 영국 변호사가 포진하고 있다. 장 변호사는 이슬람금융 및 기타 해외 투자 업무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로 호주변호사와 호주회계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김앤장, 박은영 변호사가 두바이 국제중재인으로 활동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아직 이란이나 중동 전담팀을 별도로 개설하지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해외법무 전문그룹을 둬 중동 이슈를 커버하고 있다. 런던국제중재법원(LCIA) 부원장을 맡고 있는 박은영(51·20기) 변호사가 주력을 맡고 있다. 박 변호사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국제중재 전문가로, 현재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두바이 국제중재원(DIAC) 중재인으로도 활동 중이다. 김앤장의 해외법무 전문그룹은 그동안 ▲유성E&R의 요르단 Oil 개발권 취득 ▲대우조선해양의 오만 Duqm 신도시 개발 사업 ▲한국수출보험공사의 카타르 LNG 프로젝트 파이낸싱 ▲SK건설의 사우디아라비아 합작회사 설립 ▲한양증권의 UAE 아부다비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개발 사업 등을 자문했다. 이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예맨·오만 등 중동 각지에서 국내 기업이 겪고 있는 각종 법률분쟁을 대리하고 있다. 최근 핵제재 해제와 함께 이란을 직접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율촌, 원스톱 서비스 '이란법센터' 주목

율촌은 로펌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지난 14일 이란법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윤세리(63·10기) 대표변호사가 센터장을 맡았으며, 김호동 서울대 교수,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란 테헤란 국립대 정치학 박사 출신인 유달승 한국외대 이란어과 학과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권형 박사(아중동팀장), 이란핵협상 전문가 이근욱 서강대 교수가 외부전문가로 참여 중이다. 율촌의 이란법센터는 단순한 법률자문 뿐만 아니라 우리 진출 기업의 현지 적응, 사전 리스크 예방, 현지 비즈니스 과정에서 마주치는 여러 문제에 대한 종합적 지원을 목표로 한다. 3년간 중동 근무를 거친 신동찬(45·26기) 변호사는 이란법센터 주력으로, 현재도 이란 현지를 자주 찾아 자문 중인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율촌은 STX,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대우건설 등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해 전반적인 법률분쟁(국내 소송, 중동 현지 소송, 국제 중재)을 대리하고 있다. 이란 외에도 UAE, 카타르,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터키 등 중동 각지와 북아프리카 등에서 일어난 이란 제재, 투자 및 해외 건설 관련 분쟁 업무 등을 맡고 있다. 한봉희(58·16기) 변호사, 정동수 고문(미국 변호사) 등이 주축이다. 곧 이란 현지사무소 설치도 계획 중이다.

지평, 한국 최초 테헤란 현지 사무소 보유

지평은 2015년 11월 한국 로펌으로는 최초로 이란의 수도이자 심장부인 테헤란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했다. 이란의 유력로펌인 Gheidi & Associates와 제휴계약도 맺었다. 배지영(42·38기) 변호사가 상주하면서 우리나라 현지 진출기업들을 근접지원하고 있다. 최근 한국 투자자를 대리해 이란 광고·물류회사에 대한 M&A를 자문했으며, 한국 제조회사를 대리해 이란 바이어가 제기한 현지 무역분쟁을 자문했다. 지난 5월 박 대통령이 이란을 순방할 때는 현지에서 열린 '이란-한국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 중 법무부가 주관한 법률지원 부스에서 이란 진출 국내 기업 임직원과 법률상담을 진행했다. 지평은 한국 로펌 중 해외사무소가 가장 많은 로펌이기도 하다. 중국과 동남아, 러시아 등 8개국에 9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중동에는 배 변호사가 이란 외에 영국 로펌 Pinsent Masons LLP의 UAE 두바이 사무소에서 파견 근무를 겸하고 있다. 전방에 배 변호사가 나가 있다면 국내에서는 양영태(53·24기) 대표 변호사가 컨트롤타워를 맡아 직접 지휘하고 있다. 지평은 양 대표와 배 변호사를 포함해 변호사, 회계사 등 총 10명의 이란/중동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고 있다.

태평양, 한국 최초 ‘중동 1호’ 사무소 열어

태평양도 이란 진출과 관련해 주목되는 로펌이다. 지난해 4월26일 국내 로펌으로는 최초로 UAE 두바이에 ‘중동 1호’ 사무소를 열었다. 태평양 중동팀은 국제중재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갑유 변호사(53·17기)와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Bismayah New City) 개발프로젝트 및 송도신도시개발프로젝트 등 국내외의 대형 개발프로젝트 자문 전문인 도건철(50·19기)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두바이 현지 사무소에는 한국가스공사 두바이 법무담당이사로 이라크 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이훈석 외국 변호사(미국 미네소타주·워싱턴 디씨)가 대표로 근무하고 있으며, LG전자 중동아프리카 지역법무팀장 출신인 중동지역 전문가 김현종(39·39기)가 상주 중이다. 김 변호사는 한국인 변호사 중에는 중동아프리카지역에 최초로 진출한 변호사다. 태평양 중동팀은 롯데건설, 한국가스공사, 한화건설의 중동 사업을 대리했다.

화우, 중견기업 타깃 중동사무소 추진

화우는 별도의 중동팀을 설치하지는 않았지만 로펌 내 대표급 변호사들이 운영하는 인터내셔널 프랙티스팀이 이란을 비롯한 중동 이슈를 직접 챙기고 있다. 세계적인 각종 법률전문 매체에서 아시아퍼시픽 ‘리딩 변호사’로 여러번 선정된 김원일(53·23기)가 주도하고 있다. 화우는 건설이나 정유 등에 비중을 두는 다른 로펌들과는 달리 헬스케어나, 사이버 보안, 화장품, 국제중재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란 동향을 모니터링해왔으며, 영국 로펌 Herbert Smith Freehills 등 중동 현지 유럽 로펌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2년 전부터 이란 기업인 앤텍캅인더스트리얼그룹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분쟁 건과 관련해 이란 기업을 대리해 국제중재를 진행해오고 있다. 조만간 UAE 두바이에 현지 사무소를 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이스라엘친선협회 19대 회장을 역임한 김동선 전 중소기업청장을 영입해 중동 법률자문에 대한 전문성을 더했다. 특히 화우는 이란을 비롯한 중동에 진출하는 한국의 중견기업 지원을 특화사업으로 준비 중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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